기 [한] 氣

동양철학의 기초개념의 하나로서, 만물을 생성, 소멸시키는 물질적인 시원(始源)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근원의 ‘기’이므로 ‘원기’(元氣)라고도 하는데, 모든 공간에 널리 꽉 차 있는 기체 상태의 것으로 생각되었다. 기에는 음(陰)과 양(陽) 두 종류의 기가 있지만, 근원의 기는 하나라고 보므로, ‘일기’(一氣) 또는 ‘일원기’(一元氣)라고도 지칭한다. 음양의 기를 기초로 하여, 여러 가지 결합방식에 따라 우주 만물을 형성하는 5개의 원기 즉 금(金) · 목(木) · 수(水) · 화(火) · 토(土)의 ‘오행’(五行)이 생기는데 이를 ‘질’(質)이라고 부른다. 음양의 기 및 오행의 질은, 순회하여 움직이며 혼합하는 과정을 통해 서로 얽혀 결합함으로써 만물을 발생시킨다. ‘물’(物)의 종류의 다름은, 음양 · 오행의 조합(組合)의 서로 다름에 따라서, 그리고 동일한 종류중의 개별차는 낱낱의 ‘물’을 구성하는 기질(氣質)의 청탁(淸濁) · 후박(厚薄) · 정조(精粗) 등의 다름에 따라서 차이가 생긴다고 생각하였다. 이상의 주장이, 중국 송(宋)의 주희(朱熹 = 朱子)에 의하여 완성된 ‘이기철학’(理氣哲學)에 있어서의 ‘기’의 기본적인 성격이다.

중국 선진(先秦)시대에는 일반적으로 기를 생명력이나 활동력의 근원으로 보았다. 예를 들면, ≪맹자≫(孟子)의 ‘호연지기’(浩然之氣) 같은 것이 그것이다. 한(漢)시대에 와서는, 만물을 생겨나게 하는 근원으로서의 기를 생각하였는데, ≪회남자≫(淮南子)에선 투명하고 가벼운 기가 상승하여 하늘이 되고, 혼탁하고 무거운 기가 아래에 응집하여 땅이 되었으며, 천지의 정기가 여러 가지로 분화해서 일월, 풍우, 금수, 그 밖의 만물이 생겨났다고 보고 있다. 이미 전국시대 말기부터 음기, 양기라는 관념이 존재하였으며, 이러한 긴 역사를 갖는 ‘기’의 개념이 송나라 이후, 이기철학의 체계에 명확하게 편입되기에 이르렀다.

한국에 들어온 성리학(性理學) 곧 주자학(朱子學)은 조선 중기의 이황(李滉, 호 退溪, 1501~1570)과 특히 이이(李珥, 호 栗谷, 1536~1584)에 이르러서 한국철학으로서의 면모로 발돋움하여 크게 발전하였다. 이황은 주자의 이기(理氣) 이원론을 발전시켜 ‘이기호발설’(理氣互發說)을 사상의 핵심으로 하여 ‘이’가 발하여 ‘기’가 이에 따르는 것이 ‘사단’(四端)이며, ‘기’가 발하여 ‘이’가 이에 타는[乘] 것이 ‘칠정’(七情)이라고 주장하여, 영남학파(嶺南學派)를 형성하였다. 이에 맞서 이이는 ‘기발이승일도설’(氣發理乘一途說)을 근본사상으로 내세워 ‘이통기국’(理通氣局)을 주장하여 ‘이’와 ‘기’는 묘합(妙合)하는 가운데서 ‘이’는 ‘이’요 ‘기’는 ‘기’로서 서로 섞이지 않으므로 1물이 아니며, 또 ‘이’와 ‘기’는 혼융(渾融)하여 간격이 없어서 선후도 이합(離合)도 없으니 2물이 아니라고 하였다. 사단과 칠정에 대하여도 이이는 두 갈래로 보지 않고, ‘사단’을 이미 ‘칠정’속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았으니, 이는 곧 이성과 감정의 작용을 둘로 가르지 않고 감정의 작용 속에는 이성이 내재하여 있음을 파악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것이 이이를 종사(宗師)로 하여 형성된 기호학파(畿湖學派)의 입장이었다. 주자의 ‘이기설’(理氣說)에 따르면 형이상학적인 세계에서는 ‘기’를 떠난 ‘이’가 독존(獨存)하지만, 현상계에서는 ‘기’를 떠난 ‘이’가 없으며, 또한 ‘이’와 ‘기’는 궁극에 가서는 두 물건이고, 선후 문제로 본다면 ‘이’가 앞서고 그 뒤에 ‘기’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주체의식을 가지고 이를 동화 흡수하여 세계성을 띤 한국 철학을 재구성한 이이는, 주자의 ‘이기이물’(理氣二物)설과 ‘이선기후’(理先氣後)설을 철저히 부정하였다. 또한 주자의 경우 형이상학적인 세계에서 ‘기’를 떠나 독립해 있는 ‘이’와 의식계에서 ‘칠정’을 떠난 ‘사단’은 모두 공허한 관념에 빠져 있음을 지적하여 이이는, 내용 있는 ‘이’ 곧 ‘기’를 탄[乘] ‘이’를 주장하였고, ‘칠정’ 가운데 포함된 ‘사단’을 대담하게 주장하였다. 당시 학계에 만연되어 있던 정주(程朱)의 학설에 대한 완고하고 고루한 유학자들의 사상 태도와는 달리 이이의 근본적인 개혁시도는 성리학을 한국 철학으로서 흡수, 발전시키는데 크게 이바지하였다.

[참고문헌] 李滉, 朱子書節要; 宋季元明理學通錄; 四端七情分理氣書; 退溪文集 / 李珥, 栗谷全書 / 人物韓國史, III, 博友社, 1965 / 韓國史大事典, 敎育出版公社, 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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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조당 [한] 禁止阻擋 [관련] 혼인장애

혼인이 성립되기는 하지만 자연법적, 교회법적으로 범법이 되는 법적 조건. 금령(禁令)조당, 열교(裂敎)조당, 예사허원(例事許願)조당, 법친(法親)조당 등 모두 4개가 있다. (⇒) 혼인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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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장애 [한] 禁止障碍 [관련] 혼인장애

⇒ 혼인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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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육재 [한] 禁肉齋 [라] abstinentia [영] abstinence

도덕적 영적인 향상을 위해 육식을 억제하는 덕. 유태교에서는 육식을 금하는 날을 정했을 뿐 아니라 일상적인 육식에 있어서도 먹어서는 안 될 고기의 종류를 상세하게 적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규정이 신약시대에 와서 폐지되고 다만 우상(偶像)에게 바쳐서 더러워진 것과 목 졸려 죽은 짐승의 고기와 피(사도 15:20)만을 금하고 있다. 그리스도교회에서는 초기부터 금육을 실천하였는데 예를 들면 이집트의 성 안토니오(St. Antonius, 250~356)와 그 제자들은 빵, 물, 소금 이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오늘날까지도 많은 관상수도회(觀想修道會)에서는 일 년 내내, 또는 거의 일 년 동안 금육을 한다. 이 가운데 최근까지 지켜지던 금육재일은 재의 수요일, 사순절 중 금요일과 일요일, 사계(四季)의 재일(齋日), 어떤 축일의 전날이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기념하기 위해 금요일에 육식을 금하는 관습이 1세기부터 지켜져 내려오고 있다. 이전에는 이것이 일요일에까지 확대되기도 하였다.

1966년 교황 바오로 6세에 의해 공포된 교령은, 금요일의 금육을 폐지하고 재의 수요일과 사순절 중 매주 금요일과 예수 수난 날에 한하도록 밝히고 있다. 물론 이 교령의 의미가 금요일 금육재를 완전히 의미가 없는 것으로 판단, 폐지한 것이 아니라, 금육을 하거나 그 대신 다른 선행을 행하거나 신자들이 선택하도록 한 것이다. 금육재일에 신자들은 모든 육식을 금하나 계란과 우유와 육축의 기름으로 된 양념 등은 먹어도 상관이 없다. 금육재를 지켜야 하는 사람은 14세 이상의 모든 신자이다. 금육재란 옛말 ‘소재’(小齋)의 바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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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욕주의 [한] 禁慾主義 [라] ascetismus [영] asceticism

이 용어는 그리스 어원에서 온 말로 원뜻은 ‘연습’ 또는 ‘노력’을 의미한다. 덕을 추구하기 위한 영성적 노력 또는 실천을 금욕주의라 하며, 이는 “완벽한 그리스도 교인이 되기 위하여 필요한 노력들을 연구하는 학문”에도 적용된다. 금욕주의는 도한 금욕주의 신학의 연구를 통해 얻어지는 기본원리들의 실천이기도 하며, 인간이 덕의 습관을 얻을 수 있는 영성 또는 영성적 연습의 윤리적 심리적인 실천의 성격을 띤다. 금욕주의의 목적은 완벽한 그리스도 교인이 되는 것이다. 이는 단식에서 찾아볼 수 있는 자제의 실천이나 엄격함 등과 혼동되어서는 안 된다. 금욕주의는 자아완성의 이상에 대한 보다 긍정적인 접근방법이며 인간에게 보다 숭고한 야망을 심어주는 이성을 통하여 하느님의 의지를 성취하려는 욕구와 함께 순결, 자비, 은유 등의 자연스러운 덕을 추구하는 것이며, 이는 모든 인간에 의해 실천될 수 있는 것이다.

[참고문헌] J. Lindworsky, The Psychology of Ascetism, London 1936 / K. Menninger, Man Against Himself, New York 1938 / B. Haring, The Law of Christ, Moral Theology for Priests and Laity, Westminster 1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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