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전 [한] 聖人傳

성인과 성덕이 높은 분들에 관한 저술이나 그 기록. 순교자가 순교한 시기라든가 순교방식을 포함한 기록으로부터 모든 성인의 생애에 관한 전기에 이르기까지 매우 범위가 크다. 성인들에게 공경을 바치기 위한 저술은 ① 환경에서 오는 여러 가지 자연적인 결과나 또는 종교적인 필요에서 저술한 것을 실용적 성인전이라 하고, ② 그 자료에 대한 과학적 연구에 중점을 둔 저술을 비판적 성인전기학(聖人傳記學, [영] hagiology)이라고 한다. 성인전 중에서 가장 과학적인 형식을 갖춘 저술은 볼랑디스트(Bollandists)[성인전(Acta Sanctorum)을 편집 간행하는 벨기에의 예수회 학자들]의 저서들로 평가되고 있다.

성인전은 순 역사학적인 것이 아니고, 독립된 신학적인 과제로서 역사적이면서 동시에 실용적인 의미를 갖는다. 다른 일부 학문도 여기에 의존하는데 성유물학(聖遺物學), 축일학(祝日學), 성화상학(聖畵像學) 등이 성인전에서 분리되어간 학문이다. 고대에 각 교회가 전례상의 기념으로 만든 ‘순교자표'(殉敎者表)와 교회력(敎會曆)은 동방과 서구에서 발달한 후세의 순교록, 메놀로기온(Menologion)[월일(月日)의 순서에 따른 성인의 자세한 기록], 시나크사리온(Synaxarion)[그날의 성인약전을 실은 전례서, 독립된 메나이온을 포함한다], 메나이온(Menaion)[월일의 순서에 따르는 시나크사리온으로부터의 성인약전초(略傳抄)와 찬송가와 낭독]이 핵심을 이루었다. 이런 저술들은 동시대의 사람들에게 비판을 받아, 늘 교훈적인 경향이 짙어졌는데 특히 순교기록은 사실 이상으로 강조되었다.

중세의 투르의 그레고리오가 쓴 ≪순교자의 영광을 위하여≫(In Gloria martyrum)와 그레고리오 교황의 ≪대화≫(Dialogi de vita patrum Italicorum) 등이 가장 많이 사용된 성인전이었으며 그 후 몇 세기 동안 성인전의 내용과 형식을 규정하는 저술이 되었다. 메로빙 왕조(王朝) 이래로 성인전은 차차 사적(史的) 기반에서 벗어나 전설과 창작으로 되어 갔다. 성인전은 12, 13세기에는 신학과 더불어 수도생활운동에 기여하고 14, 15세기에는 교훈을 통하여 민중을 교화하기 위하여 사용되었다. 그리고 그 전집물(全集物)들이 수없이 쏟아져 나왔는데 일반적으로 중세 성인전의 특징은 신앙을 위한 성인의 열렬한 헌신과 기적, 초자연적인 것에 대한 편애(偏愛)라고 할 수 있다.

근세에는 인문주의(人文主義)와 함께 사적 비판이 끼어들어, 종교개혁자들은 성인의 이상을 부정하고, 마침내 가톨릭 교회의 생존권까지 부정하려 들었다. 그것이 동기가 되어, 성인전은 원천(源泉)으로 거슬러 올라가 역사적 연구의 발전에서 힘입은 바 컸다. 최초로 비판적인 시도를 한 것은 몸브리시오(Mombritius)와 리포마노(Lippomano), 즉 수리우스(Surius)와 리바데네이라(Ribadeneira)의 선구적인 두 볼랑디스트였다. 그들이 남긴 업적은 당시 과학적인 성인전의 최고봉을 이루었다.

현대의 성인전은 교회의 신학, 생활과 함께 그 시대의 상황에 맞도록 문화와 운명을 같이하고 있으므로, 이제는 각 세부(細部)에 걸쳐 광범하게 19세기의 역사적 연구를 이어갈 뿐 아니라, 19세기의 부정적 비판과 유물론에 등을 돌리고(성인전에 근대의 정신병리학과 정신분석을 응용하는 것을 거부한다), 초자연적 요소를 공평하게 다루고 있다. 성인에 있어서 자연과 초자연의 협력으로 과학적인 형식을 갖춘 서술을 이상으로 하는 현대의 성인전은 때로는 교회의 성직자와 신자들의 요청에 의하여 ‘바로잡는 작업’도 겪게 된다.

근래에 시복 · 시성(諡福 · 諡聖) 조사에 나타난 관심의 증대와 성성(聖性)에 대한 새로운 형의 성인의 출현(성체에 대한 열렬한 흠숭(欽崇)으로써 성인이 되는 어린이 등), 신비스러운 은총을 받은 성인들, 새로 순교자를 낸 멕시코에서의 박해와 공산치하의 순교자 등 수많은 사건들이 성인전의 새로운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한편 성인전기학은 교회가 공식으로 공경하는 성덕이 높은 분들에 대한 신학적 조사와 해석을 통하여 성인을 연구한다. 이 연구의 목적은 성인들의 영성을 분석하여 그리스도교의 성성을 추구하는 신자들에게 도움을 주려는 데 있다. 강론이나 종교학 강의, 가정교육을 통해서 성인전의 자료를 실용적으로 많이 이용하는 것은 오늘의 긴요한 요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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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의 통공 [한] 聖人~通功 [라] Communio Sanctorum [영] communion of saints

세상에 살고 있는 신자들과 천국에서 천상의 영광을 누리는 이들과 연옥에서 단련받고 있는 이들이 모두 교회를 구성하는 일원인데, 이들이 기도와 희생과 선행으로 서로 도울 수 있게 결합되어 있는 현상. 교회는 전통적으로 “모든 성인의 통공을 믿으며”(사도신경) 신앙고백을 하여 왔다. 세상에 살고 있는 신자들은 동일한 신앙을 고백하며 동일한 권위에 복종하고 있는 신자 상호간에 기도와 선행으로 서로 돕고 또한 천국에 있는 성인들을 공경하며 그들의 영광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청하고 성덕(聖德)을 본받으려고 노력하며 연옥에 있는 영혼들을 기도와 희생을 통하여 도울 수 있다. 이 ‘성인들의 통공’에 대한 믿음에서 ‘위령성월'(11월 2일)과 ‘모든 성인들의 축일'(11월 1일)을 기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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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열품도문 [한] 聖人列品禱文 [관련] 모든 성인의 호칭기도

‘모든 성인의 호칭기도’의 옛말. ⇒ 모든 성인의 호칭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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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력 [한] 聖人曆 [라] proprium Sanctorum [영] proper of the Saints

연중(年中) 전 교회에서 경축하는 성인들의 축일을 규정한 책력. 1월부터 12월까지 배열하여 로마 미사경본에 기록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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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공경 [한] 聖人恭敬 [라] cultus Sanctorum [영] veneration of Saints

성인들에 대한 공경은 전승(傳承)을 통하여 이어져 온 교회 영성(靈性)의 한 요소이며 한때는 신자들의 전례 생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여 가톨릭 신심(信心)의 특징 중 하나가 되었다.

교회는 트렌트 공의회에서 성인공경에 관하여 종교개혁자들에게 설명하는 동시에 가톨릭 신자들에게 그 남용이나 지나침이 없도록 당부하였다(Denz. 984-988). 공의회는 성인의 전구(轉求)가 하느님의 말씀에 반대되며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 한 분의 중개자이신 예수 그리스도(1디모 2:5)의 영예를 해치는 것이라는 종교개혁자들의 주장을 배격하고, 우리의 주님, 홀로 우리의 구원자요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의 축복을 받기 위해서 성인들을 불러 도움을 구하는 것은 마땅하고 유익한 일이라 하였다(Denz. 984, 989).

성서에는 성인공경에 대하여 명백히 말씀하신 것이 없다. 구약성서에는 하느님의 구원 성업(聖業) 내에서 발휘하는 중개자의 기능이 나타나 있는데 대사제, 천사들, 과거의 위대한 인물 등이 중개자에 속하였다. 마카베오 시대에 이르자 피로써 증언을 한 순교자들이 생존자를 위하여 전구한다고 이해하였다(2마카 15:12-16, 7:37). 신약성서에서 이 중개자의 기능은 그리스도에게 집중되었고 그의 십자가상 죽음과 종말에 있을 재림 때 전면에 나타나게 된다. 이로 인하여 다른 모든 중개자들은 빛을 잃는다. 이밖에 성서의 가르침에 따르면 하느님의 백성과 이의 모든 구성원들은 성성(聖性)을 본질적 특징으로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이 백성의 구성원들은 성인(聖人)들이라 불린다(로마 1:7, 15:25, 1고린 1:2, 16:1). 성서는 또한 교회의 개개 구성원들이 구원에 있어서 연대의식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 구성원들은 전체의 선익을 위하여 성령의 다양한 선물을 받았고, 그 선물의 능력을 서로에게 이익되게 발휘함으로써 공동체가 건설된다는 의식을 가진 것이다(1고린 12 참조). 이 하느님의 백성은 구세사의 과정에서 ‘증인들의 구름'(히브 12:1)과 결합하나, 이 증인들의 구름은 하느님 백성의 마음속에 익명의 집합체로 남아 있지 않고 사도들과 순교자 개인별로 기억되었다. 이들을 존경하고 전구를 청한 사례가 문서에 처음으로 나타난 것은 2세기 중엽이다(폴리카르포의 순교록 XVII, 3). 박해가 끝나자 이들 증인들의 구름은 증거자들로 인하여 더욱 많아졌다. 이들에 대한 존경의 성격이 교회 내에서 문제가 되자 제2차 니체아 공의회는 하느님에 대한 존경을 흠숭지례(欽崇之禮, adoratio)라 하고 성인들에 대한 존경을 공경지례(恭敬之禮, veneratio)라 하여 양자를 구별하였다. 이 구별은 중세기를 통하여 신학의 규범이 되었다.

조직신학에서 성인공경 문제가 차지하는 위치는 교회론에 속한다. 그래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이 주제를 교회헌장(제7장 지상 여정 교회의 종말적 성격과 천상 교회와의 일치)에서 다루고 있다. 성인공경이란 교회의 종말론적 차원에 대한 부단한 인식이다. “세상의 종말은 이미 우리에게 다가온 것이며(1고린 10:11) 세상의 쇄신도 이미 결정적으로 현세에서 어느 정도 미리 실현되고 있는 것이니”(교회헌장 48) 참된 종말론적 성성이 이미 교회내에 존재하고 있다. 이 성성은 하느님을 직접 뵙고 있는 천상 교회의 신자들과 연옥에서 단련을 받고 있는 신자들과 지상 여정에 있는 신자들에게 모두 존재한다. 그러므로 종말론적 완성에로 초대하는 하나의 부르심에 바탕을 둔 교회의 단일성과 하나의 세례는 주님과 함께 살고 있는 모든 이를 포용한다. 그러므로 교회가 성인들을 인정함은 곧 교회 자체를 인정하는 것이며 지상에서 이룩한 하느님 은총의 승리를 찬양하는 셈이다. 이 인정과 찬양이 교회 내에서 이해되고 세상에 알려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익명의 집단으로만 언급될 수 없고 이들 증인들을 호칭하여 부를 수 있어야 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 의하면 성인공경은 절대로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신 안에서 하느님 아버지께 바쳐지는 흠숭을 약화시키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더욱 완전케 한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자녀로서 그리스도 안에 한 가정을 형성한 우리 모두가(히브 3:6) 서로 사랑하며 지극히 거룩하신 성삼(聖三)을 함께 찬미함으로써 서로 교류할 때에 교회의 깊은 내적 생명을 다하는 것이며 완성된 영광의 전례를 미리 맛보고 참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성인공경은 우리의 행동적 사랑의 깊이에 있으며 이런 사랑으로 우리는 우리 자신과 교회의 선익을 위하여 성인들의 생활에서 모범을 찾고 통공에서 일치를 찾으며 전구에서 도움을 찾는다(교회헌장 51).

하느님께 가까이 나아가기 위하여 유일한 중개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흠숭하면서 성인들과 아울러 공경하는 이유는 이밖에도 하느님의 사랑과 이웃 사랑이 하나라는 계시진리와, 현양받으신 주님의 인성(人性)이 구원에 있어서 발휘하는 영원한 기능을 깊이 성찰함으로써 더욱 명확히 밝혀질 수 있다.

[참고문헌] Ernst Niermann, Veneration of Saints, Sacramentum Mundi, Burns & Oates, 1970 / 제2차 바티칸 공의회문헌 중 교회에 관한 교의헌장, 한국 천주교중앙협의회, 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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